마카오, 호텔과 콜로안에서 보낸 힐링 48시간

 마카오는 작지만 강렬한 도시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쇼핑몰 같기도 하고, 카지노의 불빛 속에 모든 것이 녹아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반면, 남쪽 끝 콜로안은 마치 다른 도시처럼 조용하고 아날로그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곳이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밖’이 아니라 ‘안’에 집중하기로 했다. 호텔을 여행하고, 콜로안에서 쉼을 찾는 것.


1일차: 호텔 속 도시를 걷다 – 베네시안에서 모피어스까지

5월의 마카오는 무덥다. 오전 10시만 되어도 땀이 흐르고, 외출을 망설이게 될 정도다. 그래서 선택한 건 호텔 투어.

첫 번째 목적지는 ‘베네시안’. 실내 운하와 하늘이 그려진 천장 아래, 곤돌라가 부드럽게 지나간다.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고, 마치 라스베이거스의 미니어처를 걷는 듯한 기분이다. 에어컨 바람에 기분까지 선선해진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건, 황금빛으로 장식된 로비다. 거대한 천장화 아래 반짝이는 기둥과 금장 장식이 ‘과시의 미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두 번째는 파리지앵. 내부의 인공 에펠탑 전망대에 오르면 마카오의 호텔 밀집지대가 한눈에 펼쳐진다. 노을빛을 받은 샹들리에와 유럽풍 대리석 복도가 영화 세트장처럼 느껴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엔 '에펠탑을 모방한 구조물'이라는 사실에 약간 실망하기도 했다. 진짜 파리의 그것과 비교하자면 규모도 작고, 인공의 티도 났다. 하지만 밤이 되고 조명이 들어오자 그 모습은 이상하게도 마음에 오래 남았다. 역시 에펠탑이라는 상징의 위력이랄까. 모조품이지만, 마카오의 밤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존재였다.



세 번째, 모피어스 호텔. 자하 하디드의 곡선 건축미와 아트워크를 감상하며, 그 안에 있는 스파와 북유럽풍 라운지에서 커피 한 잔. ‘호텔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걸 새삼 실감한다.

2일차: 콜로안, 고요한 마카오의 반대편

다음날은 마카오의 ‘다른 얼굴’, 콜로안을 보기로 했다. 마카오 반도에서 버스를 타고 약 30분. 고요하고 느린 마을이 펼쳐졌다.

첫 도착지는 콜로안 빌리지. 파스텔톤의 낡은 건물, 창문에 걸린 빨래, 작은 성당과 해변 산책로. 시간의 속도가 달라진다.

로드스토우 베이커리에서 에그타르트를 받아들고, 근처 벤치에 앉는다. 커피는 없지만, 짙은 노란빛의 타르트와 바닷바람이 커피보다 나았다. 사실 마카오에서는 어디를 가든 에그타르트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베네시안 호텔 안의 베이커리에서 맛본 것도 훌륭했고, 콜로안의 이 가게는 '원조'로 불린다. 솔직히 어떤 것이 진짜 원조의 맛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다 맛있었다는 것. 누군가는 포르투갈보다 마카오의 에그타르트가 더 낫다고도 했다. 그 말이 어쩐지 이해가 되었다.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을 지나 골목길을 걷다 보면, 호텔의 화려함과는 다른, 투박하고도 인간적인 마카오를 만난다.

호텔과 콜로안 사이에서

이 도시를 다시 정의한다면, **“화려한 호텔의 도시”이자 “조용한 마을의 도시”**다.

낮엔 호텔 로비를 걷고, 밤엔 콜로안의 별을 본다. 마카오는 도박과 관광을 넘어,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는 여행지다. 그리고 그 두 세계는, 당신을 지치게 하지 않으면서도, 끝없이 매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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